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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상비문

거울노을 2009. 6. 5. 15:30
  잘나신 각하의 모교인 덕분에 요새는 어디가서 얘기하기 참 뭣한 학교지만 나름 멋진 구석이 많은 학교인 내 모교. 그 중 가장 멋진걸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이 호상비문이 아닐까 싶다. 정문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길을 따라 올라가면 좀 오버한다 싶은 호랑이 동상이 있고, 그 앞에는 아래와 같은 글귀가 쓰여져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글귀라서 가끔 속으로 읊어보곤 했더랬는데, 간만에 다시 읽어도 역시 좋구나. 잊고 있었던 나의 기개, 나의 지조, 나의 예지를 다시금 떠올려본다.



호상비문(虎像碑文
)

조지훈


민족(民族)의 힘으로 민족(民族)의 꿈을 가꾸어 온

민족(民族)의 보람찬 대학(大學)이 있어

너 항상(恒常) 여기에 자유(自由)의 불을 밝히고

정의(正義)의 길을 달리고 진리(眞理)의 샘을 지키느니

지축(地軸)을 박차고 포효(咆哮)하거라

너 불타는 야망(野望) 젊은 의욕(意慾)의 상징(象徵)아

우주(宇宙)를 향한 너의 부르짖음이

민족(民族)의 소리되어 메아리치는 곳에

너의 기개(氣槪) 너의 지조(志操) 너의 예지(叡智)는

조국(祖國)의 영원(永遠)한 고동(鼓動)이 되리라


p.s. 예전에는 후배들이 이 비문의 탁본을 떠서 졸업하는 선배들에게 드리는 전통이 있었는데, 아직도 내려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우리때부터 다들 하기 싫어해서 몇명이 수십장을 뜨곤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