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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거울노을 2009. 11. 27. 20:00
 합격 기원에 대하여. 결론부터 말한다면 나는 '모두 합격하세요' 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다. 운전면허 시험처럼 특정한 점수만 넘으면 합격하는 시스템이라면 모두 합격하라는 말을 할 수 있지만, 합격정원이 정해져 있는 시험에서 모두 합격하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한 말이 아닌가. 1명을 뽑는 시험이 있고, 응시자가 두명인데 둘 다 당신이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자. (회사의 승진시험 같은 것이 그 예가 될듯) 그런 경우에 당신은 두명에게 모두 합격하라고 말 할 수는 없을 것 아닌가. 이럴 때의 기원문구는 자신이 가진 실력을 모두 발휘하라는 정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맘때쯤 성행하는 합격 기원 이벤트 류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곤 한다. '모든 사람의 합격을 기원'하는 그런 기만적인 이벤트에.





 나는 입의 진입 장벽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니까 맛있다고 느끼는 수준이 다른 사람들 보다 매우 낮은 편이어서 어지간하면 맛있네 하고 먹는 편인데, 이러한 내 자신이 너무 좋다. 장벽이 낮은 편이 높은 편보다 속 편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브랜드 커피를 사려고 쭉 줄서있는 모습을 보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란 놈에게는 좋은 맛보다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소중하므로, 이런 나라서 다행이다.







안드로메다 은하 사진


지구외의 우주 저 어딘가에 인간 이상의 지적인 능력을 갖춘 생명체가 있냐 없느냐의 문제라면, 나는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지구에 인간이 출현해서 지금의 위치가 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기 보다는 그냥 운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그 정도의 운은 대단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과 우리 인간이 만날 확률이라면 (그러니까 진짜 UFO가 있냐는 문제라면) 선뜻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 있긴 있으되 그들과 우리가 만나긴 어렵지 않을까. 우주의 나이가 2백억년이라면 지금 인간이 지구에 나타난 후 지금까지의 시간은 기껏해야 몇만년. 2만년이라고 하면 우주의 나이에 비해서는 아주 짧은 순간이 아닌가. 백만분의1인가. 그 정도의 짧은 시간에 고도의 문명을 이룩할 지적인 생명체가 동시에 생겨나서, 그 먼 거리를 극복해서 만날 확률이라... 나는 그 확률은 정말 지적인 생명체가 있을 확률에 비하면 엄청 낮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