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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노을 2010. 2. 28. 22:47

 이미 여러번 반복했기 때문에 내 주위의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이지만, 내가 일드를 선택할때의 제1요소는 여배우이다. 미드와 비교해서 일드의 장점은 11화정도에 완결을 내준다는 점, 적당히 울려주고 적당히 웃겨준다는 점, 듣기공부에 더 용이하다는 점, 문화적인 친밀감으로 인해 몰입도가 좀 더 좋다는 점 등이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그렇기 때문에 어딘가 다 비슷한 점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 늘 권선징악이나 주위 사람과 어울려 사는 것의 중요성등의 몇가지 주제를 반복해서 얘기하는 통에 질리는 감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제1요소가 바로 여배우. 매력적인 여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는 절대 질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라면 남자배우) 그런면에서 각키가 청순가련씩씩형으로 나오는 이 드라마는 최고의 선택 중 하나가 아닐지. 게다가 정말 이쁘게 나온다. :)

(이 아래로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방영중일 당시, 한 3회정도 본 후에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편견을 다루는 드라마의 특성상 주인공은 끊임없는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 정도가 심하다고나 할까. '야, 이건 좀 심하잖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다음 주까지 다음 회는 어떻게 될까 라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가 없을 정도. 그런 불편한 마음을 유지하면서까지 봐야 될 드라마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접었다.

 그리고는 잊고 지내던 얼마전 이 녀석이 다시 생각나 전편을 다운 받았고, 이제 완결까지 한 번에 볼 수 있으니 좀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말에 달리기 시작, 끝을 맺었다.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의 흐름은, 끊임없이 편견에 시달리는 주인공을 보여주고, 그러한 주인공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시 또 거대한 시련이 찾아오고, 그리고 대단원에 이른다. 중간중간 일본에 새로 도입하는 배심원제도 같은 것에 대해서도 주장을 하긴 하지만 결국 이 드라마는 편견과 차별에 관한 드라마다.

 원래는 여기서 끝내야 할 감상이지만 생각나는게 있어서 몇마디 더.

 내가 아는 한 사람의 뇌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사람의 뇌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거나 접했을때 자기가 알고 있는 무언가와의 유사점을 빨리 찾아서 연상시키는 작용을 하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그 둘과의 간격은 당신의 뇌가 놀라운 속도로 회전하여 메꿔준다. 단편적인 그림으로 이루어진 만화의 장면장면의 사이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도 당신의 뇌가 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결국 사람의 뇌는 부족한 지식의 조각으로 전체를 만들어낼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는 말이다. 첫 인상이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절반 이상 좌우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랄까.

 하지만 일부를 이용해서 뇌가 만들어준 그 전체의 모습, 그것이 올바른 모습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이성 역시 당신 뇌의 어딘가에 들어있다. 그것을 이용해서 눈에 보이는 모습을 판단하고, 올바르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내가, 나의 뇌가 가지려고 하는 편견을 이겨내는 것 또한 나의 뇌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바로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