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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 악마라고 생각했던 남자

거울노을 2007. 1. 18. 15:21


NBAMania의 Ocelot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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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Webber.(Mayce Edward Christopher Webber III)
No.4 Philadelphia 76ers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스 웨버. 대학교 때부터 엄청나게 유명한 선수였다. 미시간 대학을
나왔으며 대학시절 주완 하워드, 제일린 로즈와 함께 Fab-Five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려왔었고 드래프트에서 페니 하더웨이를 제치고 1순위로 지명되었던 선수이다.

내가 이 남자를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 치열한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시절이던

2000년대 초반이었다. 농구를 너무 좋아해서 NBA와 댈러스 매버릭스에 빠져

있었던 나는 TV에서 이 선수의  이름을 지겹도록 들었다. "웨버가 복귀하면, 웨버가 돌아온다,

웨버와 함께라면 킹스는 이제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등등 언제나 댈러스의 앞길을 가로막았던

새크라멘토 킹스의 에이스 크리스 웨버의 모습보다 이야기를 먼저 듣게 되었다.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봤자 롤플레이어인 4번 자리에 있는 선수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의 영웅 노비츠키와 핀리보다는 못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러던2001년 겨울의

어느날이었다. AFN에서 매버릭스와 킹스의 경기를 해준다길래새벽 5시에 일어났다. 마침

그경기가 그 잘나고도 유명한 크리스 웨버가 복귀하는 경기였다. 어디한번 그 잘난 웨버라는

놈을 보고 싶었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런 소리를 듣는지  궁금해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매버릭스는 늘 하던대로 노비츠키와 핀리, 내쉬가 공격을 이끌며 업템포 농구를 해나갔다. 그들은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나무랄 데가 없는 공격력이었다. 하지만 킹스는 절대 뒤쳐지지 않았다.

NO.4, 파워포워드인 웨버가 골밑을 박살내고 있었다. 매버릭스 빅맨들은 모두 파울 트러블에

나가 떨어지고 웨버는 골밑에서 온갖 기술을 동원해서 득점을 올려나갔다.

리바운드도 무참하게 잡아내었다. 접전 상황에서는 슛, 포스트 플레이, 돌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득점을 했으며 바스켓 카운트를 무더기로 얻어내었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6-10이나 되는 웨버의 패스는 코트에 있는

누구보다 부드럽고 깔끔하고 훌륭했다. 한 차원 높은 농구를 보여주었다.

마치 하이라이트 필름에서나 보던  매직의 모습을 느꼈다. 매직말고도 그키에 그런

부드럽고 화려한 패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처음보았다.

믿고 싶지가 않았다. 정확히 말해, 인정하기 싫었다. 농구를 저렇게 잘하는 저만큼

크고 무서운 선수가 있었다니.....사람이라고 믿어지지가 않았다.

분명히 농구를 하고 있는 악마인 것 같았다.

결국 120점대의 다득점이 난 경기에서 웨버의 괴물같은 활약으로 매버릭스는 킹스에게 졌다.

첫 만남이었다. 그 후로도 킹스의 경기 는 꼭 찾아보았다. 그들은 내게 한가지를 보여주었다. 농구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 다섯 명이서 한팀으로 아름답게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6-10의 이악마가 있었다. 6-10의 키를 가진 선수가 농구공을 가지고 코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었다. 슛, 리바운드, 포스트 플레이, 수비, 어시스트까지

내가 본 그의 모습은 상대방으로서는 경악할 수밖에 없는 악마 그 자체였다. 그렇게 그들은 줄곧

매버릭스를 무너뜨렸다. 노비츠키는 웨버의 상대가 아니었다. 노비츠키가 아니라 그 누구도

이 악마를 넘을 수는 없었다.

매버릭스가 아무리 많은 득점을 해도 악마와 킹스는 매버릭스를 넘어섰다.

항상 그들의 홈경기를 중계하기 전에 비춰 주던 ARCO ARENA의 HOUSE OF C'WEBB이라는 간판을

떼어내 버리고 싶었다.

악마가 덩크하고 내려오다가 발목을 접지르기를 바랬다. 덩크슛을 꽂고 허리를

웅크리고 거만한 표정으로 포효하던 그 얼굴을 뭉개버리고 싶었다. 정말 싫었다.

그의 그 깔끔한 외모와 완벽한 농구 실력과 카리스마, 코트에서의 리더쉽 인기, 모든것이 싫었다.
 
내가 상상하던 바로 그 꿈같던 농구를 하고 있던 팀과 그 리더를 아이러니컬하게도 싫어하고 있었다.

매버릭스는 항상 리그의 탑을 향해  달려갔다. 레이커스와 스퍼스를 향해 달려갔고 그들을 라이벌이

라 생각했지만 킹스도 넘을 수 없었다. 01-02 시즌,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서 그 악마는 매버릭스를 무참히 짓밟았다.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이 매버릭스의 골밑을 휘저었다. 다음 시즌, 여전히 매버릭스는 이 악마를 세미파이널에서 만났다.

두번째 경기에서 악마는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그 해 더이상 모습을 나타내지 못했다.

매버릭스는 악마가 없었던 킹스를 이기고 최초로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라갔다.

역시 그들을 가로막았던 악마가 사라지고 나니 킹스를 넘을 수 있었다. 다음 시즌 다시 돌아온

악마는 매버릭스를 눌러주었고 그 시즌 후 벌어진 스티브 내쉬의 선즈 이적으로

난 더 이상 매버릭스를 전처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시즌중 악마도 보라색의  4번 옷을벗고 76ERS로 이적하였다.

결국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매버릭스의 공격 농구는 이악마를 넘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 그토록 싫어했던 선수였지만 항상 관심이 갔다.

그가 경기를 한 날마다 76ERS 경기 기록을  보았고 악마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지켜보았다......

TV로 볼 수  있는 날이면 가장 좋아하는 선즈의 경기처럼 챙겨보았다. 그 때도

난 마음속으로 내가 이 악마의 플레이를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식서스의 경기를 보는건

단지 아이버슨 때문이라고 마음속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를

볼때마다 뭔가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 내가 보고 싶어하던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변해있었다.

그렇게 2년정도가 흘러갔다.



/경기 전 경기에 복귀해 각각 30분 이상을 출장한 필라델피아의 크리스
웨버는 여전히 좌절감을 느낀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겠어요."

"혼자서 그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요. 어쩔 때는 밤새도록 그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난 지금 내가 더이상 어떻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합니다." 웨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도 물론 이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럴 때일수록 저는 늘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습니다. 어려울 수록 마음 속으로는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물론 우리 팬들까지도요. 평소보다 그들은 2배, 아니 3배의 실망을 하고 있겠지만, 우리는 그 보다 훨씬 크게 실망하고, 낙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읽은 기사였다......그토록 내가 싫어했던, 내가 그리 좋아하던
매버릭스를 가로막던 악마가 이제 저런 소리를 하고 있다.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말이다.
누구는 말한다. 무릎이라고, 무릎 부상 때문에 악마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웃기는 소리다. 악마에게 그것은 변명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그리고 얼마 후에 아이버슨
트레이드가 일어난 후 벤치에 Suit를 입고 앉아 있는 이 악마를 보았다. 웃고 있었다......
팀이 엉망이고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웃고 있었다. 몇년 전만 해도 지는 걸 그렇게도 싫어하고 인상을 찡그리던 악마가 지고 있는 팀의 경기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 불타는 승부욕과 카리스마는 다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 바이아웃에 합의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친애하는 악마에게

웨버, 당신은 농구를 잘할 수 있어. 난 그것을 알고 있다구.

무릎이 망가지건 어쨌건 예전에 당신이 보여준

그 환상적인 센스와 능력이 있는데 무릎이 다쳤건 어쨌건 그건

핑계에 불과해. 조금 더 투지를 가지고 조금 더 이기려 한다면

당신은 예전처럼 돌아갈 수가 있어. 매버릭스가 절대로 넘을 수

없었던 보라색의 악마가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건 너무 꼴보기

싫어. 나에게 농구란 게 얼마나 아름다운 스포츠인지 보여준

당신이 부상 핑계를 댄다면 내가 좋아했던, 당신이 짓밟았던

몇년 전의 매버릭스에게 미안한 일이지.

많은 사람들이 마이클 조던을 보면서 농구의 신을 떠올렸지.

난 당신을 보면서 농구하는 악마를 떠올렸다.응원하는 팀이 지는 경기를

정말 보기 싫어하는 나지만 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매버릭스와 킹스의 경기를 보았다고.

무릎이 다시 돌아온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겠다. 이런 소리

집어치우고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달라고. 내가 본 농구하는

악마는 바로 당신이니까. 난 언제까지고 그 악마같던 당신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당신이 어떤 소리를 하더라도 그건 핑계야.

난 그렇게 믿고 있다. 분명히 당신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당신은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악마이고, 내게 진정한 농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줬으니까, 그리고 당신의 이름은 크리스 웨버니까.

그 정도면 이미 충분하잔아. 기다리겠다. 당신의 그 거만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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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버의 광팬으로... 그냥 넘기기 어려운 글이라 퍼왔습니다.

p.s. 그리고 웨버는 어제 날짜로 홈타운인 디트로이트로 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