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scribable Place

몽둥이 본문

WORK/ㄱㄴㄷㄹ

몽둥이

거울노을 2009. 8. 27. 17:33

"어머니, 제가 생각하는 결혼이라는건 말이에요. 이제 결혼 적령기가 되었으니 짝을 찾아보자, 하고서는 짝을 찾아 나선 후에 적당히 짝을 찾아 결혼하는 그런게 아니에요. 2세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해져서 아무나 선택하게 되는 그런게 아니에요. 단지 안정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하게 되는 그런게 아니란 거죠.

 저는 혼자 살고 있는 지금도 꽤 안정적이고, 아쉬울게 없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게 아니에요, 결혼을 하기 위해서 여자를 만나겠다는게 아니라는 거죠. 여자들을 접하다보면, 혼자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는 지금의 삶을 포기하면서 결혼을 하고픈 그런 사람을 만나게도 되겠죠. 그러면 그런 사람과 결혼할겁니다.

 만일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어떻게 하냐구요? 그러면 결혼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건 불쌍하다든지 하는 차원이 아니에요, 단지 선택의 문제일뿐.

 지금 싱글인 저에 대해서 이해를 바라고자 하는 말은 아니에요 어머니, 단지 제가 왜 선을 싫어하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전 그런 목적성을 띤 만남을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제 자신이 아닌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그러니 제발 선을 보라는 말은 그만 해 주셨으면 합니다."

 나의 아주 긴 말이 끝나고나자,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없이 몽둥이를 손에 쥐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