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scribable Place
심해어 본문
그 당시의 나는 마치 심해어 같았다. 깊은 바다 속에서 가만히 존재하는 심해어. 얕은 바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신경쓰지 않고, 깊고 어두운 곳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닥 아름답지는 않은 외모지만 내 주위 정도라면 은은하게 비출수 있는 나만의 빛을 갖고 있었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빛에 이끌려 누군가가 와 준다면 더 좋을 테지만... 나만 생각해도 되는 그 공간이 좋았고, 아늑했다. 결국 내가 바라던 누군가는 절대 나의 빛에 이끌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조금씩 더 밝아져서 얕은 바다까지 은은하게 퍼지던 나의 빛에 대해서 관심을 갖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는 걸, 그 빛을 한동안 지켜본 이들도 있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어정쩡한 심해어인것 같다. 깊은 바다 속에서 기다리다 지쳐 조금씩 얕은 바다로 올라온, 조금씩 올라오며 이리 저리 기웃거리기만 하고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너무 많이 올라와버린, 주위는 너무 밝아서 스스로 내던 은은한 빛이 이제 무색한, 급한 물살의 흐름에 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안간힘이 지나쳐 몸부림을 치다 주위에 피해를 주기도 하는, 더이상 나만 생각할 수 없는, 다시 내려가고 싶지만 예전의 그 깊은 곳까지는 내려갈 용기가 없는, 그런 어정쩡한 심해어. 내려가자 언젠가는. 너무 깊지도 않고 너무 얕지도 않을 나의 공간으로.
지금의 나는 어정쩡한 심해어인것 같다. 깊은 바다 속에서 기다리다 지쳐 조금씩 얕은 바다로 올라온, 조금씩 올라오며 이리 저리 기웃거리기만 하고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너무 많이 올라와버린, 주위는 너무 밝아서 스스로 내던 은은한 빛이 이제 무색한, 급한 물살의 흐름에 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안간힘이 지나쳐 몸부림을 치다 주위에 피해를 주기도 하는, 더이상 나만 생각할 수 없는, 다시 내려가고 싶지만 예전의 그 깊은 곳까지는 내려갈 용기가 없는, 그런 어정쩡한 심해어. 내려가자 언젠가는. 너무 깊지도 않고 너무 얕지도 않을 나의 공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