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scribable Place
단상 본문
1. 애초부터 너무 밝은 햇살이었다. 깊은 바다에 있다가 막 올라온 물고기에게 그 햇살은 매우 환했고, 따뜻하고 포근했다. 누가 그 햇살에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지. 꿈을 꾸듯 몽롱한 얕은 바다. 짧고 달콤했던 꿈. 이제는 다시 내려갈 때가 온 느낌이다. 예전의 깊이는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소리는 새어나가지 않고 어지간한 모습은 드러나지 않을, 그러나 희미하게나마 햇살은 느낄수 있는 그런 깊이로. 하지만 과연 그 곳에서, 다시 올라올 수 있을까? 2012-03-26 23:10
2. 정확히 같진 않겠지만, 그때와 상황이 반대인 것 같은 느낌. 당시의 내 심정을 헤아려보면, 우선 미안함. 무언가 도움이 되고는 싶지만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되는지 알 수가 없음. 이건 괜찮을까? 저건 괜찮을까? 뭘 하려해도 망설이고 신중하게 되지만 정작 내 결정이 도움이 되는지 어떤지 알수 없음. 결국 평소와 비슷하게 행동하게 되고, '이러면 안되는게 아닐까' 하는 불안함. 걱정. 상황이 조금 좋아지는 듯하면 내 기분도 좋아지고, 아닌듯하면 우울해지고. 대충 그런 심정. 방향이 정해졌을때 결국 내가 그 방향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게 된것도 그런 영향이 있는게 아닐까. 어쨌거나 만약 지금 이렇다면, 그때의 나와 같다면, 그때의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의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것도 같은 기분이다. 2012-03-27 17:10
3. 현재 진행중인 천피스 퍼즐의 달성률은 50퍼센트 정도... 매일 조금씩 해나가면 결국에 완성되는 종류의 일을 좋아하는 편이다. 한꺼번에 그런 일을 여러개 벌이는 경우도 있고. 퍼즐을 하루에 20개 정도 한다고 보면 매일매일 조금씩 맞추고 있는건 확실한데 얼핏 보기에는 별 진전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어느정도 진행이 되면 그제서야 '아 좀 맞췄네?' 하는 느낌이 온달까... 사람의 관계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는것 같다. 내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상대방은 어떤지 전혀 모르는체 그냥 흘러가다 보면 의외로 큰 무언가가 쌓여 있는 경우가 있다. 그걸 매일매일 체크해 나간다는 건 무리인듯 하고 결국 쌓여있는 무언가를 발견했을때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인간관계의 스킬이 되는게 아닐까. 그런 면에서 난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언제 나의 스킬은 고렙이 되는걸까. 만렙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데 말이지. 죽기직전에? ㅋㅋ 2012-03-28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