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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Torres>

거울노을 2007. 5. 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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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마법사와의 소모적인 전쟁이 계속된 중세의 어느 왕국. 간신히 전쟁은 끝났으나 나이가 들어버린 왕에게 남은것은 폐허가 된 성과 자식들뿐이었죠. 왕은 이에 선언합니다. 앞으로 성을 가장 잘 짓는 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서로 싸워서는 아니되며, 가장 넓고 높은 성을 짓는 자가 다음 왕이 되리라고.

자식들에게 주어진 것은 여섯의 기사와, 성을 쌓는 벽돌들, 그리고 열장의 액션카드 뿐입니다. 그것들을 가지고 서로 경쟁하여 높고 큰 성을 쌓고, 왕이 머무는 성에 기사를 보내며,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임무에도 각자 힘써야 합니다.

토레스는 쌓는것을 좋아하는 게임 디자이너 볼프강 크라머<Wolfgang Kramer>의 1999년작이며, 2000년의 Spiel Des Jahres 수상작입니다. '넷이 두는 체스'라는 말 한 마디로 장르를 표현할 수 있는데요. 서로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조용히 세상사는 얘기 하다가 한수, 다음주에 어디로 놀러갈까 얘기하면서 한수, 한수, 두어나가는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것은 마스터버전으로 했을때의 얘기이며, 게임 소개를 위해 존재하는 베이직버전으로 플레이하면 운칠기삼의 게임이 됩니다만. :)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내구성이 좋은 컴포넌트에, 게임이 끝나고 쌓여져 있는 모양을 보노라면 충만감도 주는, 어느정도 시각적인 즐거움도 제공하는.. 왠지 갖고 싶은 마음을 물씬 들게 하는 게임입니다. 때맞춰 올해 안에 절판된다는 소식이 들려서 제가 서둘러 구입하게 만든, 바로 그 게임이지요.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요즘같은 오후에 친구들과 거실의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맥주캔 하나씩을 마시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하며, 한칸한칸 성을 쌓는건 어떨까요.

(사진은 divedice.com 에서 퍼왔습니다.)

2003.8.20